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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의 맹주 브라질 대선 1차 투표가 나흘 앞(10월 4일)으로 다가온 가운데 멕시코와 아르헨티나까지 각 후보와 사실상 연대에 나서며 이번 선거가 중남미 정치 지형을 결정할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 최대 경제 대국이자 반미(反美) 성향의 좌파 정부가 집권 중인 브라질 대선 결과에 따라 현재 중남미에 불고 있는 ‘블루 타이드(우파 연쇄 집권)’ 열풍과 이에 맞선 핑크 타이드(좌파 연쇄 집권)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미주 대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돈로주의(도널드+먼로주의)’ 확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접전
현재 판세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28일 공개된 콰에스트 조사(결선 투표 가정 시)에서 4선(選)에 도전하는 집권 좌파 노동자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1) 현 대통령과 정권 교체를 노리는 야권 우파 진영 플라비우 보우소나루(45) 상원의원은 각각 42%로 동률이었다. BTG팍투알·넥서스 조사에서도 룰라 46%, 보우소나루 44%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브라질 선거법상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른다. 현재 두 사람 모두 50%에 약간 못 미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최종 결과는 내달 25일 결선 투표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 대선 결과는 2023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 이후 본격화된 블루 타이드를 강화하거나 멈춰 세울 수 있다는 。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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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좌파 대부’ 룰라가 승리할 경우 좌파는 핑크 타이드의 핵심 거.을 지켜내며 우파에 일격을 가할 수 있다. 반면 보우소나루가 승기를 잡을 경우 칠레·페루·콜롬비아 등으로 이어진 우파 바람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신소정
◇멕시코·아르헨티나도 참전
브라질과 함께 중남미 ‘빅 3’로 꼽히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까지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미국과 국경 난민 통제, 통상 등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멕시코는 현직 룰라 지원 사격에 나섰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룰라의 복지·빈곤 퇴치 정책에 대해 “대단히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하며 “룰라는 매우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양국 정부는 지난달 브라질에서 열린 ‘멕시코·브라질 공동위원회’에서도 “빈번하게 대화를 나누었으며 관.이 일치한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 6월 화상 회담에서도 ‘다자주의’와 ‘내정 불간섭’ 원칙 등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등 미국 일변도의 국제 정세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반면 밀레이는 지난달 2일 자국 TV 인터뷰에서 “도둑이고 부패했으며 유죄 판결로 수감됐던 범죄자”라고 하는 등 룰라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브라질 상파울루까지 날아가 보우소나루의 선거 행사에 직접 참석해 “미래를 빼앗기지 말고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에게 투표하라”라며 룰라와 각을 세웠다. 밀레이는 취임 후 첫 브라질 방문에서도 룰라와의 회동 대신 그의 최대 정적(政敵)이자 플라비우의 부친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주도한 우파 행사에 참석해 연대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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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우파 자유당 대선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가운데) 상원의원이 28일 상파울루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손짓하고 있다. 브라질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는 다음 달 4일 실시된다. /AFP 연합뉴스
◇중남미 대리전 뒤엔 美·中 경쟁
이번 대선은 글로벌 질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에서도 주목된다. 트럼프 정부는 돈로주의를 강조하며 아르헨티나·칠레·볼리비아·파라과이·에콰도르·베네수엘라 등으로 이어지는 친미·우파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보우소나루가 승리할 경우 미국 중심의 서반구(미주 대륙) 안보 질서 재편을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주의 방패’ 전략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룰라는 중국과 밀착하며 경제 성장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노린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룰라는 중국과 인공지능(AI), 에너지, 광물 등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기업의 투자를 확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시진핑도 “브라질이 주권과 독립을 수호하고 외부 간섭에 반대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브라질 좌파 정권을 중남미 반미 전선의 방파제로 삼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김영철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교수는 “현재 중남미는 핑크 타이드에서 블루 타이드로 전환되는 시。에 있다”면서 “브라질까지 블루 타이드에 합류하면 그동안 좌파가 주도해온 국제 현안에 대한 남미의 입장이 달라지고, 자유주의 경제 정책에서도 이전보다 일관된 방향성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남미에서 브라질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며 “브라질의 정치적 방향이 바뀌면 미·중 경쟁 속에서 남미의 공급망 전반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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