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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ESG] 리딩 기업의 미래 전략 - 행복나래
임은미 행복나래 소셜밸류(SV) 혁신본부실장·소셜밸류 액셀러레이션실장
기업간 거래(B2B) 구매대행(MRO) 및 공급망관리(SCM) 분야에서 약 1조 원 규모의 사업을 영위하는 사회적기업 행복나래가 시장에서의 철저한 비즈니스 경쟁력 확보와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행복나래는 SK그룹 및 협력사 기반의 고도화된 SCM 체계와 산업별 특화품목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총구매비용을 낮추는 본업의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 전액을 사회적 가치 창출에 재투자해 왔다. 단순히 기부금을 전달하는 전통적 사회공헌을 넘어, 보유한 구매력과 유통망을 사회적기업과 연결해 자립을 돕고, 지방자치단체·기업·시민이 함께 결식우려아동 문제를 해결하는 ‘행복얼라이언스’와 같은 지속가능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임은미 행복나래 소셜밸류 액셀러레이션실장을 만나 비즈니스가 성장할수록 더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사회적 가치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꿈꾸는 행복나래의 상생 모델과 앞으로의 비전을 들었다.
행복나래가 SK그룹 계열사 및 협력사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대규모 MRO 및 SCM 사업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
“행복나래는 약 1조 원 규모의 SCM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큰 경쟁력은 소싱부터 공급사 선정, 발주, 납품, 정산까지 구매 전 과정을 하나의 SCM 체계로 운영해 고객사의 총구매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행복나래는 반도체·정보기술(IT)·에너지·화학·건설·물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구매 업무를 수행하며, 일반 MRO 품목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 부품, 석유화학·배터리 기자재 등 산업별 특화품목 구매 전문성과 공급사 네트워크를 축적해 왔다. 프로세스 표준화로 품목 관리부터 경쟁입찰, 공급사 평가, 발주·납품·정산까지 구매 과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물류비와 리드타임(lead time)을 대폭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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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함께 공급망 안에 경쟁력 있는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함으로써, 구매 경쟁력과 효율성을 유지하면서 기업의 일상적인 구매 활동을 사회적 가치 창출로 연결하고 있다.”
행복나래의 지배구조와 조직 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2000년 SK네트웍스의 자회사였다가 관계사로 독립한 MRO코리아가 모태다. 2011년도에 사회적기업 전환을 선언하고, 지주회사인 SK(주)가 지분 100%를 소유하면서 2012년 행복나래로 이름을 바꾸었다. 2014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취득했다. 현재는 SCM 및 MRO 수요가 큰 SK하이닉스가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로 편입되어 있다. 주주인 SK하이닉스에는 배당하지 않고 최소 운영비를 제외한 남는 비즈니스 수익은 100% 사회공헌 사업에 쓰는 것이 원칙이다. 내부에는 크게 SCM 영역과 소셜밸류(SV) 사업 영역이 있으며, 본인은 소셜밸류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SK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을 강조해 왔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비즈니스에서 만든 성과 전액을 다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힘으로 연결하고 있다.”
행복나래는 그동안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 역할을 해왔다. 사회적기업을 돕는 의사결정 원칙이 있다면.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다. MRO와 SCM 비즈니스에서는 일반 영리기업과 다르지 않은 기준으로 판단한다. 고객이 요구하는 가격과 품질, 납기, 안정적인 공급능력을 충족해야 한다. 사회적기업이라는 이유로 기준을 낮춰주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행복나래는 사회적기업이 시장의 기준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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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을 진단하고 개선하며, 구성원의 역량을 높이고, 구매·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판로와 연결한다. 실제로 2012년부터 2025년까지 사회적기업 제품을 누적 2183억 원 규모로 구매하며 시장 진입과 성장을 지원해 왔다. 비즈니스에서는 철저히 경쟁하고, 그 경쟁을 다시 사회문제 해결로 전환하는 균형 감각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지원한 기업 중 가장 성과가 돋보였던 상생 사례나 모범 모델은.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경상북도와 함께 지원한 ‘무릉도원 영농조합법인’이 있다. 이 법인은 경북 의성에서 6만6115㎡(약 2만 평) 규모의 과수원을 운영하며 직접 재배한 복숭아를 가공상품으로 판매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이다. 행복나래는 단순히 판로 확대에 그치지 않고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기존 유리병 형태의 복숭아 통조림을 휴대와 취식이 편리한 파우치형으로 전환하고, 패키지 디자인과 온라인 상세페이지 제작, 상품화, 카카오메이커스 입。 등을 도왔다. 그 결과 지난 2월까지 두 달 만에 약 1억4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누적매출이 2억6000만 원에 달한다. 사회적기업에 필요한 것은 단순 지원금이나 일회성 행사 지원이 아니다. 상품 개선, 디자인과 마케팅, 새로운 시장과의 연결 등 기업별 병목 구간을 정확히 찾아내 필요한 전문성과 시장을 연결해 주는 것이 행복나래의 역할이다.”
행복나래가 일반적인 기업 재단이나 사회적책임(CSR) 조직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전통적인 사회공헌이 기업 보유 재원을 필요한 곳에 분배하는 방식이라면, 행복나래는 기업이 가진 비즈니스 역량 자체를 사회문제 해결 도구로 활용한다. 구매력과 유통망을 연결하고, 경영 자문이 필요한 기업에는 SK 구성원의 프로보노와 전문가를 연결한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셜벤처에는 투자와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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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기준도 ‘얼마를 기부했는가’가 아니라 ‘사회적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가’, ‘새로운 시장에 얼마나 진입했는가’, ‘민간의 지원이 공공의 제도로 얼마나 이어졌는가’를 본다. 사회공헌의 금액 규모를 키우는 것만이 아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구조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다.”
지자체와 기업을 연결한 행복얼라이언스는 어떻게 착안했나.
“아동 문제, 특히 결식 문제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기다려줄 수 없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민간 자원으로 공백을 메운 뒤 다시 공공의 제도로 안착시키자는 생각에서 행복두끼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 문제는 SK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사회문제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하자”는 최태원 회장의 뜻에 맞춰 오픈 플랫폼으로 기획했다. 2020년 시작한 행복두끼 프로젝트는 지방정부가 결식우려아동을 발굴하면 기업들이 자원을 모아 일정 기간 식사를 지원하고, 이후 지방정부의 아동급식지원제도로 편입하는 구조다.
행복얼라이언스 론칭 10년이 되는 현재까지 150개 지방정부와 협력해 8600명의 결식우려아동을 추가로 발굴했고, 약 194만 식을 지원했다.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결핍은 식사뿐이 아니었기에 영양·위생품을 담은 행복상자(약 9만 개 지원), 주거환경 개선(2026년 상반기까지 59개 가정·센터), 학습·정서 지원 등으로 활동을 넓혀왔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둘러싼 ‘행복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행복얼라이언스 운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와 난관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초창기 ‘기업이 왜 사회공헌을 연합해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지역에서도 프로젝트를 낯설어하고 어려워했다. 산비탈에서 돌덩이를 끌고 올라가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철저히 아이들에게 초.을 맞춰 지역의 아이들을 책임져 주자는 취지를 이야기했을 때 공감을 많이 해주셨다. 뜻을 함께하는 기업과 지자체가 하나둘 늘어날 때의 감동은 경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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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선뜻 손을 잡아준 시흥시와의 협업이 기억에 남는다. 실무 공무원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면 일이 수월하게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대구·경북 지역의 학교와 지역아동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아이들이 사각지대에 방임됐을 때는 위기였다. 당시 현지 사회적기업과 협력해 급히 1500명 아동 명단을 확보하고,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출장을 가 도시락을 배송했다. 어려웠지만 지나고 나니 매우 기억에 남는다. 막막했던 첫 순간을 지나 10년간 시스템이 안착하고 실제 현장의 변화를 만들어 낸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각기 다른 이해관계자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 실질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는 행복나래 사무국의 노하우는 무엇인가.
“행복나래 사무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모두에게 같은 역할을 요구하지 않고 각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을 하나의 문제해결 구조 안에 연결하는 것이다. 기업은 자금·상품·유통망을, 지방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제도 및 예산을, 사회적기업은 현장 서비스 제공을, 시민은 관심과 참여를 보탠다. 행복나래 사무국은 전담 운영과 홍보를 맡고 후원금 100%를 아이들에게 투입하는 투명한 구조를 만들어 신뢰를 확보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왜 함께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에는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경험을, 지방정부에는 제도의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보완할 수 있는 모델을, 시민에게는 일상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로 행복얼라이언스의 사회성과 연구에서도 참여 멤버사와 지방정부의 지속가능한 문제해결 시도가 늘고, 시민의 결식우려아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의 성과가 아이들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참여한 주체들의 행동과 역량까지 변화시키는 것이다.”
올해 시작된 프로그램 ‘SK 임팩트부스터’를 통해 AI·AX, 로보틱스, 환경·에너지 등 기술 기반 소셜벤처를 발굴하고 있다. 주로 어떤 기업에 기대감을 갖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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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임팩트부스터는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성장 단계의 임팩트 스타트업 및 소셜벤처를 발굴해 SK 관계사와 연계해 대형 스타트업으로 육성하는 SK그룹의 통합 스케일업 사업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가 주관하고, 행복나래가 공동 운영사무국을 맡고 있다. 올해 임팩트부스터 9개 기업을 선정했는데, 딥핑소스(개인정보 익명화 솔루션), 스타스테크(자원순환), 엔츠(탄소회계 플랫폼), 에임인텔리전스(AI 안전·솔루션), 엔티(유통판로 지원 농업 플랫폼), 올도완(고순도 감광액 특수용기 제작), 제클린(폐섬유 자원순환), 테라클(화학적 재활용), 퍼스트랩(난분해성 화학물질 분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행복나래는 이들에게 적합한 솔루션을 외부 자원, 내부 자원을 연계해서 육성·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행복나래가 달성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모습은.
‘사업적으로 성장할수록 더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회사’다. SCM 전문성을 높이고, 구매·물류 시스템과 산업별 전문성, 글로벌 공급망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고객과 함께 행복을 만드는 사회적 가치 플랫폼’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사업의 성장은 그 자체가 최종 목적은 아니다. 비즈니스가 성장할수록 더 많은 구매와 거래, 기업과 공급사가 연결되고, 그 커진 비즈니스의 힘을 다시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행복나래의 성장만을 바라지 않는다. 고객이 더 경쟁력을 갖추고, 협력사가 함께 성장하며,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사회문제까지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B2B 사업’과 ‘사회적 가치 사업’의 경계가 사라진 회사, 비즈니스 활동 자체가 곧 사회적 가치가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좋은 비즈니스 자체가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일이 다시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행복얼라이언스같이 지속가능한 협력 플랫폼 모델이 다양한 사회적 영역으로 확산되어 또 다른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것이다. 개인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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